갤러리 나우 개관 20주년 기념전
< Heritage : Time Inherited (유산 : 이어받은 시간) >展
시대를 관통하는 예술의 숨결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하나의 분야를 고수하며 지켜낸다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보존하는 행위를 넘어, 그 자체로 숭고한 가치를 지닙니다. 민족마다 고유한 색채와 DNA가 존재하듯,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이 땅의 정서와 정신적 맥락이 수천 년의 세월 동안 층층이 쌓여 비로소 한국 고유의 문화적 형상이 완성되었습니다.
오늘날 'K-컬처'라는 이름의 한류가 전 세계의 심장을 두드리는 이 역동적인 시대에, 우리는 다시금 본질적인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우리의 정신적 뿌리는 어디에 닿아 있으며, 그 정체성을 관통하는 한국적 DNA는 무엇인가”를 질문하게 됩니다.
세대를 넘는 작가 정신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의 근간을 이루는 예술 가문의 서사, 즉 2대, 혹은 3대에 걸쳐 세대의 장벽을 허물고 예술적 가치를 계승해온 부자(父子), 모녀(母女), 부녀(父女), 모자(母子), 손(孫)으로 이어온 작가들의 작업을 조명하고자 마련되었습니다.
이들의 작업은 개인의 역사를 넘어 한국 현대미술의 견고한 줄기를 형성해 왔습니다. 부모가 일구어 놓은 예술적 토양 위에서 자녀는 새로운 잎을 틔우고, 그 잎은 다시 다음 세대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1세대 작가가 지켜온 정서와 미학적 원형에, 변화하는 시대상에 맞춰 새롭게 변주된 2세대 작가들의 독창적이고 시대정신에 입각한 시선, 거기에 핏줄보다 진한 예술적 유대감으로 이어지는 숭고함을 들여다보는 전시입니다.
갤러리나우는 이번 전시를 통해 세대를 가로질러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한국인의 맥을 이어온 작가정신에 깊은 존경을 표하고자 합니다. 맥(脈)을 잇는다는 것은 앞선 세대의 치열했던 고뇌를 이해하고, 그 정신의 불꽃을 꺼뜨리지 않은 채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해내는 창조적 계승이자 앞으로의 발전입니다. 그들이 지켜낸 것은 단순한 '작품'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정신적 줄기이자 미래로 뻗어 나갈 문화적 생명력이기 때문입니다.
갤러리나우 20년의 여정, 그리고 '잇는다는 것'의 무게
갤러리나우는 2006년 4월 5일 첫 문을 연 이래, 예술의 최전선에서 호흡하며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20주년을 맞이하여 과거와 현재, 미래가 교차하는 징검다리로서의 역할을 다시금 되새기는 자리입니다. “예술은 강물처럼 흐르고, 갤러리는 그 물길이 막히지 않도록 낮은 곳에서 터를 닦는 존재” 여야 한다면 이번 전시는 세대를 넘어 귀하게 이어져 온 작가 정신의 결을 살피고, 끊기지 않고 도도히 흐르는 예술의 생명력을 잠시나마 한자리에서 목격하고 보필하는 기록의 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된 전시입니다. 이 전시가 우리 안에 흐르는 한국미술의 DNA를 다시 확인하고, 예술이 지닌 영속적인 가치를 깊이 음미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위치 URL : https://moominlandje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