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reedom to be Uncomfortable
L.Lucy 박정현 (b.1977)
2026. 3. 14~ 4. 18
갤러리CNK는 2026년 3월 14일부터 4월 18일까지 L.Lucy 박정현의 개인전 《기꺼이 불편할 자유》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23년에 이은 CNK 두번째 전시이다.
경북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영국 런던 킹스턴대학교에서 공간디자인 대학원을 졸업한 박정현은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내면을 조용하지만 강한 시각언어로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참여형 작품을 설치하여 인간이 누리는 불편함의 가치를 체험을 통해 경험하게 한다. 2층 공간에 설치된 작품의 휠 위 패널에는 ‘LOOK’, ‘TO’, ‘DEEPLY’, ‘SEE’라는 단어들이 여덟 등분으로 되어 있고, 이는 전체의 일부만 보여주는 점에 불과하다. 관객이 적당한 속도로 페달을 굴리면, 흩어졌던 점들은 잔상 효과를 통해 선으로 연결되며 하나의 문장으로 떠오른다. 관객은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자전거 위에서 땀을 흘리지만, 그 비효율적인 노동을 통해 일종을 쾌감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정답을 얻는 과정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불편함을 선택하고 즐기는 인간의 주체적인 자유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3층 공간에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 총론을 가로세로 각 2.8m의 화면에 담아낸 대형작품을 설치하며 공동체의 약속과 그 기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거대한 추상화처럼 펼쳐지는 그녀의 작품은 견고한 법의 체계 자체보다 그 안에서 발생하는 해석의 불확실성, 그리고 진실을 마주하는 개개인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역설적이게도 감각적이고 아름답다.
“나는 오랫동안 불편함을 제거하지 않고 남겨두는 방법에 대해 작업해왔다.
효율과 최적화가 미덕이 된 시대에서, 인간은 점점 더 매끄러운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인간이 가진 가장 근본적인 자유가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 굳이 불편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라고 믿는다. 나의 작업은 관객에게 행동을 요구하지만, 강요하지 않는다. 보고 듣지 않을 자유, 포기할 자유 역시 남겨둔다. 그 선택의 경계에서 드러나는 망설임과 노동, 그리고 호흡의 변화가 이 전시가 말하고자 하는 인간의 모습이다.
나는 쓸모를 벗어나는 자유에 대해 생각해왔다. 효율과 최적화에 기울어진 이 탁자 위에서, 대부분의 오류는 수정되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나는 그 어긋남을 결함이 아니라 포용할 수 있는 상태, 아직 닫히지 않은 가능성으로 바라보고 싶었다. 인간의 가치는 얼마나 유능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아름답게 무용할 수 있는가에 있지 않을까.
나는 ‘천재가 되기보다는 바보가 되기 힘든 현대인’이라는 표현이 오랫동안 내 작업의 태도를 규정하는 문장으로 남아 있다. 나에게 인간다움이란 완벽함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굳이 불편한 선택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에서 비롯된다. 나는 그 태도 속에서 인간을 위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본다.”
- L.Lucy 박정현

작가는 굳이 불편한 선택을 감수하는 용기에서 인간다움을 찾는다. 작품은 참여를 요청하되 강요하지 않으며, 선택의 순간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대구와 런던 FOREFRONT77 공간에서 동시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