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NDERLAND : SOFT WINTER〉
이사라의 반짝이는 세계로 가는 가장 포근한 계절
우리가 오래전에 두고 온 줄 알았던 동심의 세계는, 실은 고요히 우리 마음 속에서 다시 깨어날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안에는 누구나 한 번쯤 돌아가고 싶어 하는 가장 따뜻한 시간이 숨어 있다. 유년의 기억, 반짝이는 눈동자, 세상 모든 것에 호기심이 가득했던 어느 계절. 작가는 “행복하고 호기심 가득한 꿈의 세계”라 부르는 원더랜드를, 따스하고 포근한 겨울의 숨결로 감싸며 우리 앞에 펼쳐놓는다.
전시장에 발을 들이면, 달콤한 꿈의 파편들처럼 소녀의 눈망울이 반짝이고, 익살스러운 표정의 몬스터들이 겨울 숲의 친구처럼 인사를 건넨다. 귀부터 발끝까지 몽글한 럭키베어는 마치 차가운 공기를 데우는 작은 난로처럼 자리한다. 이사라 작업의 중심에는 늘 ‘무명소녀’가 있다. 우연히 마주친 듯한 익명의 소녀는 사실 우리 자신의 자화상이며, 가장 순수했던 시절로의 타임슬립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자이다.
관객은 소녀의 반짝이는 눈망울을 통해 각자의 원더랜드 안으로 이동한다. 이들 캐릭터는 단순한 귀여움의 장식을 넘어, 뽀얗고 환상적인 ‘이사라의 색’과 함께 우리를 조용한 유토피아로 이끈다. 그곳에서 우리는 어린 날의 자신과 천천히 마주한다. 가장 순수했던 시절로의 작은 타임슬립이, 작가 특유의 담담한 색채와 네오팝적 서사 속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이 세계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구조는 바로 ‘스크래치’이다.
나무판 위에 수십 차례 레이어를 쌓고, 다시 수없이 긋고 또 긋는 칼의 움직임. 이 반복적이고 치밀한 노동은 작가에게는 시간과 감정을 새기는 내밀한 기록이다. 촘촘한 선들이 이루는 패턴은 상처이자 흔적이고, 기억이며 우주적 질서가 된다. 그 위에 얹힌 소녀·몬스터·베어의 이미지들은 단단한 표면에 다정한 균열을 만들어내고, 그 틈사이로 관객이 자신의 동심을 다시 발견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겨울의 문턱, 세상은 차갑고 느리게 흐르지만 이사라의 원더랜드는 언제나 그 안쪽에서 빛을 준비하고 있다. 이곳에서 겨울은 얼어붙지 않는다. 만져지는 색들이 찬 바람을 녹이고, 작은 캐릭터들의 숨결이 눈 내리는 밤처럼 조용하게 내려앉는다.
이번 전시〈WONDERLAND : SOFT WINTER〉는 ‘내 안의 원더랜드’ 바로 그 동심의 세계를 깨어나게 하는 마법의 주문이다. 관람객은 이번 전시를 통해서 새롭게 보여주는 눈부시게 맑은 색채와 은은하고 뽀얀 겨울의 감각, 즉 순수한 이미지와 차분한 정서를 통해 자신만의 원더랜드로 잠시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Shining, shining - Welcome to the softest winter of your Wonderland.”
이 속삭임을 듣는 모든 이에게, 각자의 원더랜드 속에서 2026년 새해의 모든 소망이 이루어지는 포근한 겨울의 기적을 건넨다.
위치 URL : https://moominlandje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