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개요
- 묵음(默吟)의 회화 ? 말 없는 시, 보이지 않는 언어
- 빛과 어둠, 형과 무형의 경계에서
- 침묵으로 말하는 회화, 사유의 공간을 열다
화가 김정환의 개인전 《고요한 침묵 속에서》는 먹과 여백, 흑과 백의 대비를 통해 존재와 비존재의 경계를 탐구하는 자리이다. 작가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묵음(默吟) ― 말 없는 시, 보이지 않는 언어’라는 개념은 이번 전시에서 더욱 심화되어 드러난다. 화면을 가득 메우는 검은 먹은 단순한 어둠이 아니라 존재의 심연과 시간의 침윤을 담고 있으며, 흰 여백은 공허가 아닌 불교적 ‘공(空)’의 충만으로서 ‘비워짐으로써 채워지는 세계’를 상징한다.
김정환의 작품은 서예적 전통과 수행적 과정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이를 현대 회화의 언어로 확장시킨다. 붓의 획과 먹의 번짐, 반복되는 수작업의 층위는 단순한 형상 너머에 숨어 있는 사유와 감각의 공간을 열어준다. 그 속에서 관객은 ‘침묵’이 단절이 아닌 울림의 형식임을 깨닫게 되고, 유(有)와 무(無), 빛과 어둠, 형과 무형이 맞닿는 철학적 긴장을 체험한다.
이번 전시는 소란한 시대에 맞서는 침묵의 미학을 제시한다. 말하지 않음으로써 더 많은 것을 전하는 화면은 관객을 고요 속의 울림으로 초대하며, 단순한 시각적 경험을 넘어 존재와 시간에 대한 성찰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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