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LY’S Little Forest 기간 : 2025-06-12 ~ 2025-07-16 장소 : 갤러리위 문의처 : 031-266-3266 요금 : 무료 전시 경기

상세정보

순간의 감각과 감정의 서사

릴리의 회화는 찰나의 감각을 포착해 이를 회화적 언어로 전환하는 탐구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순간’이라는 비물질적 개념을 시각적으로 구체화하는 데 집중하며, 이번 전시에서는 ‘손불꽃(Sparkler)’과 ‘코알라’라는 두 상징적 형상을 중심으로 ‘시간’과 ‘감정’에 관한 회화적 실험을 펼친다.

‘손불꽃’은 타오르는 찰나의 빛을 형상화한 이미지로, 순간적 감각의 강렬함을 응축한 상징이다. 비록 시각적 지속은 짧지만, 그 불꽃은 선명한 잔상을 남기며 ‘지금, 여기’를 온전히 살아내는 기쁨을 환기시킨다. 화면에 흩뿌려진 궤적과 입자들은 삶을 구성하는 작고도 섬세한 감정의 파편들로, 그 빛의 흔적은 일상 속에 스며든 찰나의 아름다움을 붙잡는다. 작가는 손불꽃의 일시성과 광휘를 레이어링과 마티에르를 통해 시각화하며, 감각의 찰나가 관람자의 기억과 감성 속으로 은밀히 침투하도록 유도한다.

이와 나란히, 화면 곳곳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코알라’는 인간 내면의 정서 상태를 은유하는 도상이다. 책을 읽거나 아이스크림을 나누는 코알라의 모습은 작가의 자전적 감정과 기억을 담고 있으며, 유칼립투스, 당근꽃, 바람개비 식물 등 상징적 요소들과 어우러져 감정의 지형이자 기억의 무대를 이룬다. 이러한 현실적 형상과 상징적 배경이 결합된 장면들은 감정의 다층성과 내면의 풍경을 드러내며, 정서적 서사와 회화적 장면이 맞닿는 지점을 구축한다.

이번 전시는 릴리 회화의 형식적 실험과 감정적 주제가 어떻게 회화적 언어로 결합되는지를 보여준다. 작가는 “무엇이 한 순간을 예술로 만드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에 두고, 일상의 찰나를 멈추어 바라보는 사유의 시선을 화면에 담았다. 그 시선은 화면을 넘어 관람자에게로 이어지며, 지나쳤던 감정의 파동과 기억의 단편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관람자는 회화를 통해 잊힌 순간들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고, 일상을 예술로 되새기는 깊은 감각의 체험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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