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고모령 너머에 있는 팔현마을, 그 곳에 독거노인 박복녀는 몽이라는 이름의 개, 냥이라는
이름의 고양이, 그리고 꼬라는 이름의 닭과 함께 근근이 살고 있다. 그런 박복녀의 일상에 찾아든
또 한명의 할머니 지화자, 박복녀의 집주소가 찍힌 우편봉투를 들고 와서는 자기 아들집이라고
우기며 한사코 나가려 하지 않는다. 결국 지화자의 아들을 찾으러 길을 나선 박복녀와 지화자.
두 할머니는 경찰서, 우체국, 동사무소, 핸드폰 가게 등을 다니며 아들에 대한 정보를 찾지만 결국
아들의 행방에 대한 단서를 찾지 못한다. 지친 두 할머니는 마지막으로 아들을 차는 전단을 만들
기로 하고 전단에 들어갈 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관으로 간다. 사진사는 영정사진이 장수사진이라며
찍기를 권하지만, 장례 치러 줄 사람도 없다며 한사코 거부하는 박복녀에게 지화자는 화장을
해주고, 두 할머니는 함께 사진을 찍는다. 그러는 사이 지화자와 정이 든 박복녀는 그녀를 집으로
데려가고, 그렇게 두 할머니와 세 짐승의 동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