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가는 길 우리네 눈물길 우리에게 빛이 되어주었죠
빈 마음에 가득 찬 그대 고운 눈물 모두 다 내게 주오
불라국 오구왕이 결혼을 하려고 문복을 하게 되는데, 점쟁이는 “금년에 대왕께서 혼례를 하게 되면 공주만 일곱을 낳을 것이고 내년에 혼례를 하면 왕자 셋을 낳을 것”이라고 예언을 한다. 하지만 왕은 지금 왕비인 길대부인의 미모에 혹해 점쟁이의 말을 무시하고 바로 그 해에 결혼을 한다. 오구대왕과 불라국의 불행이 시작된다. 천지와 사람의 조화가 깨져 딸만 자꾸 낳아 정치적 혼란을 초래하고 나라는 홍수며 자연 재해로 암흑이다. 부부는 6명의 공부를 낳게 되고, 일곱째 아기도 낳고 보니 또 공주이다. 너무 화가 난 왕은 일곱째로 태어난 공주를 궤짝에 넣어 서해 용왕에게 복을 구하려고 진상해 버린다. 이후 7년 장마와 8년 가뭄으로 백성들은 큰 고통을 겪는다. 바리데기가 15세가 되었을 때 왕은 병이 들고, 여섯 공주와 사위들은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 백성들은 현실의 고난으로부터 구원 받으려 나라 굿을 한다. 그리고 하늘로부터 신탁을 받게 되는데, 바리공주를 내버린 죄로 왕이 병이든 것이고 땅이 병든 것이라며 병을 고치려면 내버린 공주를 찾아내 서천꽃밭 약수를 길어다가 먹어야 된다며 바리공주를 세상에 내 놓는데...
[기획의도]
이 시대에 왜 신화인가?
우리민족의 원형적 심성을 담아내고 전통연희를 담아내는 새 그릇을 만들고자 한다.
신화의 세계는 주술적 세계이며 감성과 정서의 비이성적 세계, 꿈꾸는 세계, 모든 기적이 실현 가능한 예술적 세계이다. 신화와 꿈은 같은데서 온다. 신화는 오랜 옛날이나 지금이나 인류가 꿈꾸고 상상하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미래의 발견이다. 오늘날에도 신화는 믿음으로, 삶의 메시지로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다.
21세기의 초입, 경쟁과 대결구도가 지배하는 현대 자본주의 시대는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혼돈과 혼란으로 가득하다. 가치 혼돈의 시대, 길을 잃었지만 길을 묻는 사람도 없는 시대, 이 시대에 신화는 어떤 의미일까? 신화는 고대의 지혜이다.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삶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용기를 복돋아 주는 고귀한 힘이 있다. 바리데기가 신화인 이유는 우리를 돌아보게 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성스럽고 고귀한 힘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걸어야 할 내면의 길 안내자’로 죽음과 삶의 경계에 서있는 바리데기 신화를 들여다 보려한다. 바리데기는 우리 민족의 고난 극복의 전형을 보여준다. 바리데기가 혼돈의 난세 속에서 자신이 자신을 위해,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
지역문화의 전통 안에서 현대화 또는 세계화를 향한 나름의 독특한 양식을 모색해본다. 잘 시도되지 않았던 남해안별신굿 연희 수용, 잊고 있었던, 몰랐던 우리 신화와 지역의 연희에 대한 발견, 무대 위에 우리의 전통의 복원, 재해석은 바리의 정체성 찾기와 함께 우리의 주체성 찾기와 직결되는 작업이 될 것이다.
[아티스트]
주요제작진
예술감독: 정영만(남해안별신굿보존회장) / 작가: 정가람(Jung Ga Ram)
연출: 이훈호 / 무대감독: 이선희 / 조연출: 신지훈 / 움직임디렉터: 고재경 / 음악작곡: 황윤희 / 의상 및 소품 디자인‧제작: 김민경
소품제작: 서정인, 김다정 / 안무 : 이수정 / 무대디자인: 한남숙 / 무대제작: 황상구
조명디자인: 이정훈 / 조명기술자문: 여국군 / 조명운용: 유민규 / 음향운용: 알파사운드
출연진
바리: 장은주 / 동수자‧오구대왕: 차병배 / 길대부인: 김수희
까치신령: 구민혁 / 까치신령: 추은경 / 천군‧다릿길할멈: 김동현 / 박수무당: 정영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