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는 한 사람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달려도 그는 땅을 박차고 날아오를 수가 없었다. 그는 여행을 떠난다. 끝없이 펼쳐진 황야에서 그는 반란군을 제압하고 돌아오는 스코틀랜드의 영웅 맥베스와 만난다. 맥베스는 그렇게 무명배우의 가슴 속으로 파고든다.
그는 맥베스를 연기하면서 절실히 갈구하는 만큼 끝없는 좌절감을 맛본다. 그러나 비극적 결말을 내포하고 있는 원작 『맥베스』와 달리 이 작품은 유쾌하게 전개된다. 무명배우는 비로소 도시의 창공을 훨훨 나는 꿈을 꾸며 오랫동안 가슴 속에 품어왔던 맥베스를 끄집어낸 기쁨에 잠긴다.
무명배우는 맥베스를 연기하며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마음 속 어딘가에 깊숙이 가두어 두었던 욕망의 실타래를 풀어내 한층 풍부하고, 다채롭게 태어난 맥베스 이야기를 새롭게 들려준다.
[기획의도]
원작 『맥베스』의 맥베스와 무명배우 욕망의 조우
이 작품은 고전에 대한 충실한 해석을 뛰어넘어 현시대에서 '맥베스'란 인물이 갖는 의미에 대해 되짚어 생각해보는 작품이다. 무명배우는 맥베스를 연기하며 마치 거울 속 자신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필연적으로 찾아온 만남을 통해 배우의 몸을 빌어 등장하는 맥베스는 새로운 모습으로 무대 위에 서서 관객에게 말을 건다.
배우의 열연이 선사하는 작품의 묘미
야누스적 감성 & 혼신의 연기가 돋보이는 다채로운 연기의 향연
무명배우로 등장하는 단역배우는 자신의 마지막 공연으로 셰익스피어의 위대한 비극 맥베스를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그 후, 배우는 인형과 성대모사와 춤, 노래 등 자신의 모든 재능을 엮어 일인다역으로 작품 속 인물과 화자의 위치를 오가며 실감나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무명배우는 마치 실제 인물이 되기라도 한 듯 연기에 몰입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연기에 대한 열정인지 실제와 연기의 혼동인지, 그도 아니면 숨겨진 배우 자신의 욕망인지 구분할 수 없는 지점에서 관객들은 배우의 마지막 선택을 숨죽여 지켜보게 될 것이다.
우리 시대의 일그러진 자화상, 무명 배우가 전하는 뒤틀린 욕망의 변주곡
이 작품은 우리 시대의 어두운 단면 속 그림자로 갇혀 있던 한 무명배우를 조명한다. 자신의 진정한 욕망의 실현과 그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구차하게 버려지는 도덕적 가치 사이에서 방황하는 우리 시대의 일그러진 자화상은 그를 통해서 보다 선명하게 그려진다. '황야의 무법자'처럼 그는 혈혈단신으로 세상이 만들어놓은 규칙과 도덕과 싸우면서 자신의 실존 이유를 끊임없이 지키려고 분투한다.
바로 그것이야말로, 그가 세상에 날리는 하나의 분연한 메시지이다. 그는 선(善)이 구차하고, 초라한 가치로 전락해버린 현대 사회에서 소외된 인간 군상을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과정보다는 결과에 보다 초점이 맞춰지는 시대에서 고군분투하던 그는 맥베스를 연기하면서 점차 이 시대의 뒤틀린 욕망을 폭발적으로 분출해내며 관객들의 숨겨진 욕망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낸다.
[아티스트 소개]
제 작
극단 초인
기 획
극단 초인
후 원
서울연극협회, 우리투자증권
출 연
이상희, 이은성, 이성재, 손소라
제작진
각색/연출 박정의 예술감독 박정의 기획 및 홍보 김연정
무대디자인 및 소품 김진우 조명디자인 박연용 음악작곡 조선형
기획 보조 김보현 포토그래퍼 양동민 영문 번역 Lisa Car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