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인간은 ‘출생’을 시작으로 누구나 같은 첫 에피소드를 경험한다. 그리고 울고 웃게 만드는 숱한 일을 겪으며 살다가 마지막에는 각자 다른 에피소드를 통해 ‘죽음’을 맞게 된다. 우리 모두는 어느 날 태어났다가 어느 날 죽는다.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죽는다.
죽음이 한 인간에게 남기는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 모두가 언젠가 죽어야한다’는 누구나 알고 있는 이 평범한 진리를 대부분의 사람들은 망각하고 산다. 타인의 죽음도 금세 망각하고 산다.
인간은 죽음을 인식하는 유일한 존재임에도
삶과 죽음은 상반되는 가치가 있음에도
가치 있는 삶이 있다는 것은 곧 가치 있는 죽음이 있다는 것도
망각하고 살아간다.
이승과 저승사이의 중간지점인 ‘망각의 방’에서 죽음의 흔적으로 바라본 생의 형식들을 죽음이라는 거울을 비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화두를 던진다.
[기획의도]
우리 자신의 유한성을 생각하는 것 외에 다른 사람의 죽음, 특히 우리가 열등감과 질투를 느끼는 사람의 죽음을 생각하는 것도 지위에 따른 불안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내가 무시당하는 존재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아무리 강하고 존경받는 존재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모두가 먼지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다.
각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춤 작품에 용해되어 전달력 있고 보기 즐거운 춤을 지향하고 있는 김선이프로젝트그룹의 신작 <IF>은 인간 개개인의 죽음으로 인해 파생되는 ‘죽음의 의미’를 다루고 있다. 춤을 바탕으로 신체움직임에 극한 돼 있는 것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언어와 소리가 작품에 녹아들 수 있는 Dance Theatre적인 이미지를 서정적으로 표현한다.
태어나는 것이 생명의 시작이라면 죽음은 생명의 마감이기 때문에 죽음도 우리의 삶의 일부이다. 출생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타의에 의해 주어진 것이지만, 죽음은 내가 선택하기에 따라 의미 있고 찬란한 죽음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나에게 더 소중한 의미를 줄지도 모른다. 연출가의 철학과 생각으로 풀어 갈 ‘죽음의 의미’를 움직임과 소리, 또 음악을 통해 느껴 보길 바란다.
[아티스트 소개]
김선이는 현재 국립현대무용단의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홍승엽 감독이 이끌었던 댄스씨어터온의 수석무용수 겸 부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며 2006 스페인 아시아페스티벌, 뉴욕 APAP 등 다수의 해외초청공연과 ‘달보는개’ ‘데자뷔’ 등 수많은 작품에서 뛰어난 실력과 연기력을 입증했다. 이후 2006년에 <예기치 못한 풍경은 설레임Ⅰ>을 선보이며 안무가로서의 가능성을 기대하게 하였으며, 서울세계무용축제 조엘 부비에 무용단 ‘춤추는 도시’쇼윈도우공연에 참가하는 등 무용수로서의 입지도 확고히 하였다.
2008년에 들어서 김선이는 ‘김선이프로젝트그룹’을 창단, <예기치 못한 풍경은 설레임 Ⅱ> 시리즈와 매년 서울문화재단의 공연예술창작활성화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아르코예술극장 기획공연으로 <괴짜섬>, LIG아트홀 기획대관 공연 <쓰레기섬>, 그리고 올해 2011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국내참가작 "IF"<망각의 방>까지 안무 및 출연하며 매년 꾸준히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는 공주영상대학 연기과 겸임교수, 김선이프로젝트그룹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국대학연극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오! 마이 캡틴!!>,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등 수많은 연극작품의 안무를 작업하였으며 문학적 상상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는 김선이는 주제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감각적 움직임 표출이 탁월, 뛰어난 재치와 남다른 순발력을 평단으로부터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