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 기간 : 2012-02-16 ~ 2012-02-26 장소 :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문의처 : 02)762-0010 요금 : R석 4만원 / S석 3만원 / A석 2만원 기타 예매하기

상세정보

[작품소개] 

가오싱 젠의 [저승]은 두 단락으로 되어 있다. 앞 단락에서는 경극 <관을 부수다>와 유사한 내용으로, 남편 장주에게 희롱당한 아내가 자결하는 이야기다.

 

도를 닦던 장주가 갑자기 아름다운 아내가 혹 정숙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회의가 들어 산을 내려와 죽었다는 소식과 함께 상여를 보내고서 자신은 초나라 귀공자로 변장하여 아내를 유혹한다. 오래 독수공방하던 아내는 남편의 죽음을 애도하다가 그녀를 위로하는 귀공자에게 마음이 끌린다. 그 귀공자는 갑자기 죽을 병에 걸렸다며 갓 죽은 자의 뇌수를 먹으면 낫는다고 한다. 아내는 산 사람을 살리기 위해 남편의 관을 깨려는데, 살아있는 장주가 관에서 나오며 그녀를 음탕한 여인으로 규정한다. 아내는 믿었던 남편의 황당한 자작극에 통분하면서 들고 있던 도끼로 스스로를 내리친다. 극중의 코러스는 관객의 입장에서 계속 장주의 어리석음을 나무라며 불장난 하다간 자기도 타 죽는다는 경고를 보내지만, 장주는 아랑곳없이 자신의 생각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아내를 벼랑 끝으로 밀어내 죽음으로 몰고 간다.

 

뒤 단락은 저승을 배경으로 한 경극 <저승으로 찾아가다>과 유사한 내용으로, 저승에 간 아내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이 세상과 마찬가지로 죄악과 권위에 물들어 있는 저승에서도 그녀의 억울함을 풀지 못하고 연옥에 떨어져 고통을 받는다. 경극 <저승까지 찾아가다>에서는 포청천(包靑天)이라는 공정한 재판관이 저승까지 쫓아가서 부당한 판결을 내린 저승 판관을 참수하지만, 가오싱젠의 저승에는 공정한 재판관도 없고 민간 신앙에서 최고의 권위를 지니는 염라대왕조차 눈도 어둡고 판단력도 없는 늙은이일 뿐이다. 마고와 우레신까지 모두 부패하고 잔혹하며 인정이 없다. 결국 혀를 잘리고 연옥에 떨어진 아내는 온갖 고통을 겪는다.

 

 

[기획의도]

2000년도 노벨상 수상자인 가오싱젠이 2011년 5월 23일부터 30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제 3회 국제 문학 포럼에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이에 극단 바람풀은 한양대학교 동아시아 문화연구소장이며, [저승]의 번역자이자 가오싱젠 희곡을 전문적으로 번역하여 한국에 알리셨던 한양대학교 오수경 교수와 함께 한국공연예술센터와 공동기획으로 가오싱젠 페스티벌‘저승(冥城)’을 2011년 6월 1일~ 12일까지 아르코 소극장에서 공연하였다. 연극으로는 세계 초연으로 공연되었다. 홍콩에서 쟝칭 연출로 무용극으로 발표된 바 있는데 당시 공연에서는 약 80명의 배우가 출연하였던 방대한 스케일의 작품이었다. 이 스케일을 소화하기 위해 극단 바람풀은 연극집단 반의 단원들과 연대하여 작품을 공동 제작하는 지혜를 발휘하였다. 각 극단이 가지고 있던 노하우와 장점을 극대화하여 각 극단의 인프라를 재구축하고, 연극제작 시스템의 하나의 모델이 되고자 하였다. 공동제작이나 합동공연을 통해 대학로의 군소극단들이 소극장에서만 관객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소극장에서 갈고 닦은 무대미학을 중. 대극장에서도 발휘할 수 있는 예술가와 예술단체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아울러 동양 현대 연극의 세계적 지평을 개척하는데 모범을 보인 가오싱젠의 연극 [저승]을 통하여 한국연극이 나아가야 할 지점을 탐색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 믿는다. 서양연극의 전통과 정신이 동양연극의 전통, 정신과 충돌하며 빚어내는 새로운 세계를 탐색하여 한국연극, 더 나아가 공간적 의미가 협소해져 버린 현대연극이 관객과 만남에 있어 새로운 무대미학과 세계의 보편성을 담는 그릇으로서 모범을 보이고자 한다.

 

첫번째 공연 당시 평단과 관객들에게 예술성과 대중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번 재공연에서는 아르코 소극장에서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으로 극장 공간이 더 확대되었음에 맞추어 '저승'의 풍경을 보여주는데 있어 스펙타클의 스케일을 확장하여 보다 많은 관객들이 즐겁게 관람하고, 작가의 문제제기와 주제의식을 보다 명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아티스트]

작 高行健 (Gao Xingjian. 가오싱젠) | 번역/드라마트루그 오수경 | 연출 박정석

 

음악 이재진, 박기덕, 송지선 | 무대 김원현 | 조명 류백희 | 영상 아이젝 신|의상 박근여 | 분장 한금주 | 트레이너 풍성호 | 변검제작 김동영 | 소품제작 정효정. 양승한 | 사진 최지욱 | 그래픽 디자인 김 솔 | 기획 김정아 | 조연출 권재근, 김하진 | 진행 이재인 |

 

출연 박상종, 천정하, 김동영, 이계영, 김수보, 이영진, 정충구, 김남진, 남동진, 정종훈, 송현석, 문창완, 강학수, 최수빈, 윤미애, 김민체, 손인수, 이승우, 이훈희, 박선혜, 이인석, 윤세리, 김한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