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주인공 ‘나’는 ‘점순이’와 혼인시켜 준다는 장인의 말만 믿고 3년 7개월 동안 사경 한 푼 안 받고 머슴살이를 하고 있다. 내가 장인인 ‘봉필’에게 성례를 시켜 달라고 하면, 그는 점순이의 키가 미처 자라지 않았다며 뒤로 미루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점순은 나에게 밤낮 일만 할 것이냐며 따진다. 이에 자극을 받은 나는 장인을 마을의 ‘구장’에게 끌고 가 혼인 문제에 대해 해결을 보려고 한다. 하지만 장인은 점순이가 덜 컸다는 핑계를 내세우기만 하고, 구장도 장인의 편을 들고 만다.
어쩔 수 없이 돌아온 나에게 점순은 병신이라고 욕을 해버리고, 충격에 휩싸인 나는 일터로 나가다 말고 멍석 위에 드러눕는다. 이를 본 장인은 화가 나 지게막대기로 나를 마구 때린다. 그 광경을 점순이가 보고 있음을 알아챈 나는 장인의 수염을 잡아챈다. 바짝 약이 오른 장인과 나는 급기야 서로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며 싸우게 된다. 참다못한 장인은 점순을 부르고, 점순은 나에게 달려 들어 귀를 잡아당기며 운다. 그리고 이러한 점순이를 보면서, 나는 그녀의 알 수 없는 태도에 넋을 잃고 만다.
[기획의도]
지금까지 대중적인 퍼포먼스나 연극은 관객의 흥미를 돋구기 위해서라는 명목 아래 온갖 요소들을 뒤섞어버려 작품의 국적을 알아볼 수 없는 작품이 대다수였다. 이제 무대에서는 외국의 것들이 오히려 친숙하게 여겨지고 ‘우리’의 정체성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명품극단은 김유정의 <봄․봄>을 우리의 정겨운 ‘놀이’들을 통해 연극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연극 무대에 ‘한국의 숨결과 맥박’을 불러오고자 한다. <봄․봄>의 무대 위에서는 김유정 특유의 강원도 농민의 사투리와 정감 어린 비속어의 조화가 생생하게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현대적으로 변신한 아리랑을 비롯한 음악들이 관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할 것이고, 장인과 데릴사위의 다툼을 희극적으로 표현한 다양한 놀이가 소설의 놀라운 변신을 도울 것이다.
‘꼭두각시 인형’과 ‘전통 탈’과 같은 적절한 오브제로 연극적 상상력을 부추기고, 신명나는 고무줄 안무와 배우의 에너지 넘치는 연기, 다양한 놀이가 어우러진 ‘놀이극’ <봄․봄>은 관객들을 한껏 흥겹게 하면서도 동시에 무대 위에서 전통과 고전의 감각적이고 현대적인 수용을 일으킬 것이다.
[아티스트 소개]
연출/각색: 김원석
조연출: 서은정
무대: 임창주
출연: 김윤진, 김수진, 이영미, 김철환, 장경아
안무: 오지숙
조명: 박은화
의상: 김경연
음향: 권경자
[기타정보]
명품극단의 <봄․봄>은 작품의 극적효과와 비주얼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무줄과 꼭두각시인형이라는 두 가지 오브제를 활용하였다. 꼭두각시인형은 한국의 전통극인 꼭두각시놀음을 현대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인형은 등장인물의 분신이자 그의 심리를 나타내는 도구로써 사용되며, 때로는 인물을 대신하여 극을 이끌어가기도 한다.
그리고 고무줄을 이용하여 자유로운 공간 변화를 꾀하였고, 인물간의 팽팽한 극적 긴장감, 그리고 유쾌한 움직임을 표현하였다. 또한 극을 풀어감이 있어서 고무줄놀이, 딱지치기, 팔씨름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통해 인물간의 갈등상황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고, 민요와 1900년대의 노래로 인물의 심리를 청각적으로 표현하는 등 오감을 자극하는 연극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