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앞을 향한 나의 관점>, 2017, 미디어 설치
My Point Forward, 2017, media installation, Image credit: Blast Theory
< 앞을 향한 나의 관점>은 2017년 런던 박물관 커미션으로 제작된 블라스트 씨어리의 신작이며, 백남준아트센터에서는 한국의 풍경을 담은 영상을 추가하여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 작품은 한 곳에서 360도 파노라마로 촬영된 도시 곳곳의 풍경을 매우 느린 시각으로 보여준다. 관객들은 카메라의 시선을 따라서 천천히 도시의 풍경과 그 속의 사람들을 자세하게 관찰하게 된다. 각각의 영상이 진화하면서 다양한 관객들의 목소리들이 장면을 묘사하기도 하고 그들의 생각을 드러내기도 한다. 관객들은 그들의 삶의 터전을 천천히 살펴보면서 내레이션을 따라 공동체와 도시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관객들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명상적인 시간을 가지게 되며, 그들이 남기는 독백은 녹음되어 작품의 일부가 된다.
2) <2097: 우리는 스스로를 끝냈다>, 2017, 5개의 싱글 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총 18분
2097: We Made Ourselves Over, 2017, 5 single channel videos, color, sound, 18min. total,
Image credit: Blast Theory
<2097: 우리는 스스로를 끝냈다>의 시제는 지금으로 부터 80년 후의 미래, 2097년의 일상의 어느 날로 상정되어 있다. 5개의 단편 영화로 구성되어 있는 이 작품에서 일상의 풍경은 미래의 어느 날 공상과학 소설의 일부가 된 듯 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제시된다. 미래의 공동체의 운명은 세 명의 어린 소녀들이 손에 달려 있고, 그들은 분자수확기를 가지고 어느 지역을 제일 먼저 파괴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그 결과 가장 부유한 지역이 가장 먼저 파괴되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고, 그곳의 사람들은 새로운 도시로 이주하기 위한 먼 여정을 떠나게 된다. 이 작품은 막연히 상상하는 미래에 우리가 기술적 결정력과 회복력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 질문한다. 이러한 질문은 미래에도 우리가 주체적인 행위자로 존재하기 위해 지금 여기에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와 같은 실존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3) <나의 한 가지 요구>, 2015, 싱글 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시간 45분
My One Demand, 2015, single channel video, color, sound, 1h 45min.,
Image credit: Patrica Marcoccia and Oscar Tosso
< 나의 한 가지 요구>는 연속되는 한 번의 쇼트로 만들어졌으며 촬영과 동시에 온라인과 극장에 있는 관객들에게 실시간 스트리밍 영화로 상영되었다. 이 실시간 인터렉티브 영화에는 내레이터가 등장하여 관객에게 작품의 제작을 비롯한 모든 상황과 배우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레이터는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되는 상황에서 인터넷 상의 관객들의 질문을 받고 이를 영화에 바로 반영해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 작품은 토론토의 거리를 배경으로 하여 배우들이 실시간으로 도시를 걸어가는 것을 따라가며 그들이 하는 독백을 관객들에게 들려준다. 한 번에 한 명씩, 카메라는 도시를 걷고 있는 일곱 명의 사람을 따라간다. 엄마 팔에 안긴 어린아이를 시작으로 하여, 한 사람씩 도시를 걸어가면서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다음 사람은 이야기를 들려준 그 전 사람보다 나이가 많고, 해는 점점 어둑어둑해진다.
4) <율리케와 아이몬의 타협>, 2009, 싱글 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5분
Ulrike and Eamon Compliant, 2009, single channel video, color, sound, 5min.,
Image credit: Anne Brassier
이 작품은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작품으로 선보였다. 휴대 전화가 울리고, 율리케와 아이몬 중 한 명을 선택하라는 지시를 받고, 그 명령은 관객의 생각과 행동에 간섭한다. 전화를 받았을 때 이미 당신은 미지의 장소에 가 있는 셈이다. 현실의 공간은 전화 한 통으로 걸려온 명령으로 인해 퍼포먼스와 작품의 공간이 되며 장소 특정적 의미를 획득하게 된다. 더 이상 현실의 공간이 아닌 투쟁의 공간에서, 작품에 참여한 관객은 잠시 앉아 ‘주변의 사람들을 위해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 이 작품은 관객이 정치적으로 얼마나 기꺼이 세계를 바꾸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지, 이곳에서 얼마나 타협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율리케 메인호프는 60년대 서독에서 폭력적인 테러를 이끌었던 극좌파 집단, 적군파의 핵심인물이었고, 아이몬 콜린스는 열성적인 아일랜드 공화국군(IRA)였으나 동료들을 밀고한 후에 살해당했다.
5) <내가 너를 숨겨줄게>, 2012, 싱글 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5분
I ‘d Hide You, 2012, single channel video, color, sound, 5min., Image credit: RULER
제목만으로도 숨바꼭질을 연상하게 하는 이 작품은 온라인 게임과 라이브 비디오 스트리밍으로 이루어져 있다. 게임 플레이어들은 실제로 맨체스터의 골목을 돌아다니며 서로를 촬영하고, 다른 사람의 비디오에 찍힌 사람은 게임에서 제외된다. 동시에 이들이 찍은 비디오는 온라인상에서도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되었다. 노팅험 대학의 혼합 현실 연구소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온라인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현실을 체험하게 해주는 다양한 방식에 대해 연구하는 작품인 동시에, 온라인 게임에서 가능한 소통의 방식에 대해 연구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게임의 주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실제의 현실과 소통하게 되며, 실제 현실에 있는 지리적 환경, 물리적 환경을 비롯한 그 곳의 공동체를 이루는 사람들과의 새로운 관계를 이루고 이 모든 것은 게임의 일부가 되어 가상현실과 실제의 현실을 놀이처럼 재미있게 그리고 이음새 없이 부드럽게 연결하고 있다.
6) <내가 평생 동안 할 일>, 2013, 싱글 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1분
The Thing I‘ll Be Doing For The Rest Of My Life, 2013, single channel video, color, sound, 11min.,
Image credit: YAMAGUCHI Takayuki
전 세계 곳곳에는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 지진, 화산폭발, 쓰나미와 같은 전 지구적 재앙 앞에서 우리는 갑자기 주변 사람들을 돕게 되고 연대하게 된다. 2013년 일본의 아이치에서 제작된 작품 <내가 평생 동안 할 일>은 아이치의 앞바다에 잠겨있던 폐선을 여러 사람들이 모여 밀면서 다 함께 공원으로 옮기는 과정을 다루었다. 이 과정에서 불특정한 여러 사람들의 참여와 연대의 의지가 폐선을 밀어서 옮기는 노동이자 퍼포먼스로 드러나게 된다. 이것은 2011년 일본의 쓰나미로 인한 상처 그리고 이로 인해 망가진 공동체를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에 대한 은유이다.
7) <조그 셔틀러>, 2013, VHS 테이프, VHS 플레이어, 사운드 믹서
Jog Shuttler, 2013, VHS tapes, VHS players, sound mixer, Image credit: RULER
블라스트 씨어리의 VHS 아카이브는 1994년부터 2003년까지의 200여개가 넘는 테이프로 구성 되어 있다. 이 작품에 사용된 비디오 테이프들은 블라스트 씨어리의 지난 퍼포먼스와 리허설 및 언론에 보도된 자료에서 따온 푸티지들이다. 이 테이프는 마치 조그 셔틀을 쓰는 맥락처럼 디지털화되어 짧게 편집되었다. 마음에 드는 테이프를 골라서 플레이어에 넣어 안무를 만들고 소리를 조절할 수 있다. 또한 빨리 감기, 일시정지, 되감기를 사용해서 당신만의 비디오와 사운드 믹스를 만들 수 있다. 이 아카이브는 원래는 기록과 보관의 용도였지만 원래의 의도와 다르게 당신이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