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서울연극제 공식 참가작<청춘, 간다>로 대상, 희곡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한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2017년 정기공연작.
ㅇ 연출의도
우리는 과거의 상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모든 과거의 상처를 혼자서 해결해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압박감을 받으며 산다. 그래서 경쟁과 속도에 추월당해 소중한 가치들이 퇴색되는 일이 잦고 그 의미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어쩌면 소중한 가치는 살면서 겪은 상처들로부터 만들어지고 쌓여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럴수록 무엇이 소중한지 되돌아봐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나의 상처를 되돌아볼 시간적 여유를 갖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의 상처는 타인을 통해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나의 상처를 직시하며 사는 것은 곧 타인의 상처에 마음을 열고 있는 것이며 진심을 다해 느껴보려 하는 것이다.
ㅇ 시놉시스
서른 살 수진과 쉰 세 살의 엄마 문영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받았던 상처를 서로 푸르게 바라봐주며 살아간다. 이혼경력이 있는 딸 수진은 우주인선발대회에 참가하겠다며 회사에 사표를 내고, 살던 집도 부동산에 내놓는다. 딸과 친구처럼 지내는 엄마 문영은 정형외과 의사로, 젊은 시절 자살로 생을 마친 남편을 잃고 홀로 딸을 키우며 병원을 운영해왔다. 문영은 병원에서 정년을 맞기 전에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 한다. 그녀는 병원을 폐업하고 그 자리에 와인바로의 전업을 꿈꾸고 있다.
‘가메라’라는 공룡디자인 의상으로 코스프레를 하고 다니는 재일 조선인 강하나는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알리기 위해 한국의 패션거리를 하루 종일 걸어 다닌다. 한편 수진과 이혼 후 수진의 곁에서 맴돌고 있는 민규는, 수진과의 사이에서 낳았던 아들, 초롱의 죽음을 마음속에서 정리를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들 넷은 그렇게 과거의 아픈 상처를 품고 있지만 서로를 보듬으며 푸르게 서로를 느끼고 깨달아간다.
연극 <블루 하츠>는 삶의 모든 것을 잃고 절망에 빠진 순간 비로소 보이는 나와 타인에 대한 이야기이며, 공감을 통해 위안을 찾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고자 하는 작품이다. 초연공연을 통해 우수 레퍼토리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져둔 작품인 만큼 2017년 ‘블루 하츠’는 위안과 희망이 필요한 이들에게 더 푸르고 눈부시게 남을 작품으로 완성도를 높여 새롭게 선보이고자 한다.
ㅇ 극단 명작옥수수밭
극단 명작옥수수밭은 '명작이 옥수수처럼 풍성하게 열리는 밭'의 줄임말로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최원종이 이끄는 단체이다.
우리 극단은 광대하게 펼쳐진 옥수수 밭 사이를 걷고 뛰고 질주하고 점프하고 뒹구는, 그런 연극을 하고자 하며, 경비행기를 타고 몇 날 며칠 옥수수밭 위를 날아가는 경이로움과 즐거움, 감동을 그 안에 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