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시 명: 제4회 종근당 예술지상
□ 기 간: 2017.10.19(목) - 2017.10.30(월)
□ 오 프 닝: 2017.10.19 오후 6시
□ 장 소: 세종문화회관 미술관1관
□ 문 의: 아트스페이스 휴 031-955-1595
<종근당 예술지상>은 (사)한국메세나협회와 함께 종근당과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 휴가 매칭한 프로젝트로, 기업의 대안공간 지원 및 작가지원을 통해 한국현대미술 발전에 공헌하고자 합니다.
본 전시는 2015년 종근당 예술지상에 선정된 안경수, 이채영, 장재민의 초대전이다. ‘종근당 예술지상’은 국내의 주요 미술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 있는 작가들에게 창작지원을 통해 작가로서 더욱 왕성한 활동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매년 수많은 신진작가들이 배출되고 있지만 이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은 미흡한 상황이고, 해마다 유망작가 중에 미술계의 중심에 진입하는 작가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문 것이 현실이다.
이 프로그램은 가능성을 인정받은 작가들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2차 지원 프로그램이며,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 작품 설명
□ 안경수
“중간의 풍경이란 경계의 지점에 있는 풍경이다. 규정할 수 없는 애매함을 지닌 이곳은 "내가 자리하는 장소” 이다. 그 곳은 불안정한 레이어, 다시 말해 불안정한 풍경들, 불균형적인 다층의 장소를 보게 된다.“(안경수)
안경수의 작업은 물감을 뿌리고 흘리며 덜 마른 채색 위에 붓질을 쓸어내는 흔적으로 가득채워져 있다. 격렬한 작업의 과정은 공사 현장이나 도시 근교나 퇴락한 70, 80년대 건물들과 골목의 풍경이다. 장소성에 대한 다양한 관찰과 기록과 개입을 통해 현장성과 시간성이라는 전통적인 회화의 약점을 극복하려 한다. 제작기간 동안 반복해서 같은 장소를 방문하고 관찰한다. 그의 작업은 최초의 인상과 이후 반복된 방문으로 생기는 시간의 차이와 변화하며 중첩되는 인상들, 그리고 다양한 기록장치를 사용해 한 순간의 형상화된 이미지로 구성된다. 안경수의 작업은 화면의 복잡성만큼이나 그 표면의 얇은 두께가 대비된다. 안경수의 회화는 기록과 표현 사이의 가장 근접한 경계, 섬세한 모서리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 이채영
“항상 지나다니던 한 길가의 그 집이 그날따라 이상하게 낯설게 보일 때, 이 모든 순간 ‘일상’이 우리를 느닷없이 강타하며 ‘너와 나의 개별적인 일상’이 그 실체를 드러낸다. 그리고 감정이 반응한다.”(이채영)
이채영 작가는 마치 식물학자의 식물도감처럼 풀과 나무, 나뭇잎 하나하나를 일일이 채집하 듯 기록한다. 감정을 절제한 상태에서 작업한다. 가능한 채색을 단조롭게 하거나 완전히 제거한 모노크롬의 채도와 대상의 정교한 관찰과 기록으로 채워진다. 일상은 사물화되고 파편화된 풍경으로 나타난다. 오래전 욕망이 모두 사멸해 버린 뒤의 풍경이다. 사람들의 구체적인 욕망으로부터 벗어난 공간이 균일하게 나타난다. 균일하고 조용하며 규칙적인 상황에서는 아주 미세한 변화나 소음도 마치 천둥처럼 느껴진다. 박제화된 일상의 변화, 내면의 작은 감정의 변화 또한 마찬가지이다. 균일하지만 무언가 떠나버린 텅빈 이미지는 의미의 부재와 동시에 의미가 탄생하는 순간을 은유한다. 이채영의 이미지는 사람들이 모두 떠난 뒤의 적막감, 종교적 차원의 적멸(寂滅)의 형상일지도 모른다.
□ 장재민
“선택된 이미지에 나타난 대상은 각기 다른 물감의 성질과 신체가 개입한 마찰의 흔적들로 인해 새로운 존재감이 부여된다. 기억을 바탕으로서의 그리기와 그림을 긴 시간 바라보는 것을 지속하고,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발생된 우연한 단서에 의해 풍경은 재구성된다.”(장재민)
장재민의 작업은 나무와 덤불 사이로 보이는 도시나 마을의 어두운 풍경이 주조를 이룬다. 이미지는 두꺼운 물감과 어둡고 눅눅한 칼라와 묵직한 붓질로 습하다. 밝음, 경쾌함과는 거리가 멀다. 마치 태풍이 지나가는 풍경 같다. 각종 오물로 더럽혀진 풍경이다. 그의 이미지는 단순히 시각적 감정과 인식을 위한 풍경은 아니다. 오히려 시각보다는 후각의 이미지이다. 그의 풍경은 물비린내가 뒤섞인 눅눅하고 기묘한 냄새를 담고 있다. 대상과 유기체처럼 뒤섞이고 융합한다. 화면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들의 집단, 군락(群落)을 이룬다. 검은 구멍의 형태와 후각의 신경망이 뒤얽힌 이미지다. 시선은 축축한 점액질로 이루어진 신체처럼 빽빽한 숲을 이동한다. 마치 대상을 포착하고 관찰하는 양서류나 파충류의 감각을 닮았다. 이들은 피부로, 온 몸으로 세계와 접촉한다. 다양한 장소와 풍경과 만남과 관계들이 펼쳐지고 형성된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대로 175 세종문화회관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