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상 개인전 ‘남해에 머물다’
박세상은 화가로서의 신념이 뚜렷하다. 작가가 보여주어야 할 방식을 작품 속에서 묵묵히 보여준다. 개인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화가로서 호흡을 적절히 조절한다. 작업 환경을 좀 더 좋게 하려고 남해에서 작업할 수 있는 집을 찾고 거주지를 옮겨 작업한다. 그의 최근 작업은, 남해에서 집을 찾는 과정을 서술하였던 지난 전시회에 이어 이번 전시는 남해의 풍광과 함께 살아가면서 느끼는 남해지역과 예술가로 호흡하는 모습을 작품에 담았다.
박세상의 작업은 전통적 구상화에서 조형성을 강조하는 작업으로 모습이 변했다. 이번 작업은 특히 조형성을 보다 강조하여 사물의 최소한 뼈대만 남기고 그 뼈대에 의미를 서로 부여하는 추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의 작업은 추상성보다는 구상성에 가까운 형태로 간결화 한다. 그 이미지의 보편성이 구상성을 약화한 것은 사실이나 일반화된 의미로 머물러 있지 않으려는 작가의 구상성이 있다. 작가가 변화하는 것은 그만큼 세상을 보는 방식도 깊어지고 작품에 담긴 형상의 모습과 뜻도 넓어졌을 것이다. 공간을 안에서 내부를 바로 보고 그에 딸린 창을 통해 외부의 상황을 볼 것인가, 그 공간 밖에 있을 것인가는 관람자의 몫일 것이다. 어떤 위치이든 창을 통해 보이는 것이 결정된다. 밖의 많은 풍경이 되었든 방안의 아늑함이 되었든 ‘그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작가는 분명히 주장한다.
지난 전시회의 제목의 내용이 ‘고독하지만 즐거움이 있는 일인 화가 자신’에 의미를 두었다면 화가가 이번 전시에서 좀 더 평면의 조형성에 집중하고 그 회화적 형상과 질감에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집중한다. 그 집중으로 지난 시간 동안 화가로서의 신념을 계속 유지하였듯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