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은 대전 문화의 한 갈래인 ‘과학-예술’에 대한 미학적 진일보를 위해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과학자와 작가를 초대하여 <팝업랩>을 구성하였다. 대전을 대표할 수 있는 여러 감수성 중에 하나인 ‘과학’은 이번 전시에서 택한 실험적 전시 방식을 통해 동시대 미술의 보편성 안에서 소개된다.
전시 제목에서 ‘팝업’은 사람들이 붐비는 장소에서 신상품 따위의 특정 제품을 일정 기간 동안만 판매하고 사라지는 ‘팝업 스토어’의 개념에서 가져왔다. 팝업 스토어는 일종의 쇼케이스로써 새로운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살피는 동시에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홍보로 활용이 된다. 이번 <팝업랩> 역시 젊은 방문객이 몰리는 원도심 대흥동에서 하나의 팝업 스토어, 테스트 베드로써 작동한다. 실제로도 전시 공간을 과학실험실로 새롭게 연출하고, 정보를 최소한으로 제공하여 관람객의 관람 방식까지 살피는 전과정을 전시에 포함한다.
전시는 설계된 관람 매뉴얼만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다. 흐릿해진 외연의 경계 안에서 자유롭게 작품들과 성과물들을 보여줌으로써, 과학과 예술의 융합과정의 주체를 과학자와 예술가뿐만 아니라 관람객에게도 전도한다.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해 대전에서 하는 융합프로젝트들이 연례성의 리포트 형식을 넘어 관람객도 함께 즐기는 새로운 전시 형태로 수렴되길 기대하고, 연구자들과 작가들의 융합적 태도가 동시대 미술과 과학의 새로운 실천 양식이 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가늠해 본다.
■ 미시감각 연구소 Micro-Senses Lab
박형준, 이재석,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미시감각 연구는 기술을 통해 우리가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더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과학계 새로운 분야를 말한다. 감각의 세계는 극히 일부만 이해될 뿐이었지만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게 되었고, 그와 동시에 새로운 감각들이 발현되었다. 최근에는 감각을 조절하거나 변환해 저장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인공적으로 만들어 의학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다.
인지란 무엇을 이해하는 것으로 정보나 자극을 받아들이고 저장하여 활용하는 정보처리 매커니즘을 뜻한다. 인지과학은 이러한 인지나, 정신을 연구대상으로 학습, 추론, 언어, 문제 해결 등 지능적 체계의 성질을 과학적으로 밝히고자 하였다. 이 연구 영역은 인지심리학, 언어학 등에 기반을 두고 각 분야에서 발전시켜온 방법론을 적용하는 융합학문이자 새로운 기초과학이라고 볼 수 있다.
생물학의 한 분과인 식물학은 식물의 구조나 형태, 생장, 대사, 진화 등을 포함한 식물에 관한 전반적인 연구를 포함한다. 인간의 삶에서 필요한 약초나 독초 등을 구분하려는 실용적인 목표에서 시작되었던 식물학은 멘델의 유전법칙을 토대로 다윈의 진화론에 영향을 주는 등 생명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는데 큰 공헌을 하였다. 현대의 식물학은 대부분 분자유전학 등 다른 과학의 영역과 접목되어 융복합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