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옹기: 이현배 기간 : 2016-12-13 ~ 2017-02-26 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생활미술관 문의처 : 02-2124-8935 요금 : 무료 미술 서울

상세정보

전시내용


서울시립 남서울생활미술관에서는 2016년의 마지막 전시로 <오늘의 옹기: 이현배>전을 개최합니다.

전통 옹기의 자취를 찾아보기 힘든 오늘날에 이현배 장인은 26년간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미적으로도 또한 기능적으로도 우수한 옹기 제작에 전념해 오고 있습니다. 그에게 ‘오늘의 옹기‘란 만물이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회귀하듯 전통과 현대를 잇는 생활용품으로서의 옹기의 본질을 찾아가는 하루하루 쉼 없는 여정입니다.

이번 전시는 그 여정을 총망라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닙니다. 본 전시에서는 장인이 추구하는 작품세계를 크게 세 갈래로 나누었습니다.

우선 아름다운 모양새를 갖춘 옹기입니다. 청자나 백자와 같은 자기에 비해 소박하다는 이유로 미적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전통옹기에 대해 장인은 심미적인 탐구 자세를 견지하였습니다. 그의 독(항아리)은 일반 남부식보다 어깨가 떡 벌어지고, 입술이라 불리는 ‘전’을 야무지게 잡기 때문에 건조 때나 가마에서 구울 때 덜 틀어져 완성미가 높고 역동적인 미적 특징이 있습니다. 거친 흙이 주는 질감과 장작이 타며 만들어낸 초콜릿 색상 속에 오묘하게 숨은 붉은 빛깔 그리고 자연스럽게 흐르는 간결한 선이 어우러져 형성되는 단정한 조형미가 일품입니다.
더 나아가, 장인은 기존의 일반적인 옹기 형태를 새롭게 재해석 해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곤쟁이 젓독의 현대적인 원통 조형미를 활용하여 요즘 주거 환경에도 알맞은 아름다운 쌀독과 키다리 화분을 탄생시켰고, 이 외에도 겨울이면 땅에 묻던 장독의 모습을 닮은 납작연봉단지, 세련된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없는 자라병의 변신 등에서 옹기 본연의 조형미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장인의 손길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현대 식생활에서 다양한 쓰임새가 있는 옹기입니다. 장인은 우리나라 발효 음식 고유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서 전통 옹기의 활용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발효, 숙성, 신선도 유지 면에서 기계식으로 생산된 현대 옹기나 다른 용기가 전통옹기를 대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장인은 도시 평균 살림 규모에 적합한 장과 양념을 보관하는 장독을 지난 1990년대에는 7개, 2016년에는 5개로 한 벌을 구성하여 제안해오고 있습니다. 이 외에 그가 옹기로 만든 다양한 식기와 조리도구는 이번 전시에서 우리나라 독상차림의 형태로 선보입니다. 요즘 식문화를 반영한 소박한 형태의 국수상, 서양식 상차림, 에스프레소잔 엄지와 커피로스터기, 한약 한 첩을 데워 먹기 편한 ’약손‘, 그리고 거친 옹기 표면과 수저가 닿았을 때 쇳소리가 덜 나도록 보완하여 만든 예올회청세트까지, 오늘날의 건강한 옹기밥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하고 제안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은 옹기다운 옹기입니다. 장인은 성긴 흙을 서로 이어 구성력을 가진 몸을 만들고, 자연유약으로 피부를 입혀 뜸들이듯 지긋이 구워야 제대로 된 ‘숨 쉬는 옹기’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옹기를 이루는 흙의 물성, 형태에 대한 장인의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반복을 통해 체화된 성형, 가마축조 및 번조 기술은 실제로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와 함께 영산강 유역 고대 옹관 제작기술을 복원하는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한편, ‘숨 쉬다’는 비단 옹기의 ‘통기성’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장인은 옹기가 우리네 삶 속에 쓰여 ‘살아 숨 쉴 때’ 비로소 ‘옹기답다’고 생각합니다. 함석재떨이를 대체하는 사각옹기의 예와 같이, 우리네 부엌, 창고, 베란다에서 스테인리스나 플라스틱 냄새 대신에 옹기의 숨결을 느낄 수 있길 바라는 것입니다.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이 마련한 <오늘의 옹기: 이현배>전을 통해 전시된 옹기를 각자의 생활공간에서 어떤 모양새와 쓰임새로 활용할 것인지 상상한다면, 전통과 현대, 예술과 삶의 접점을 스스로 찾는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깊은 관람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시는 길

주소 : 서울특별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2076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생활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