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하 개인展 기간 : 2017-01-04 ~ 2017-01-09 장소 : 가나아트스페이스 문의처 : 02-74-1333 요금 : - 미술 서울

상세정보

박진하 작가의 시선은 물, 하늘, 돌 같은 대상에 많이 머물러 있다. 그것들은 여백과도 구별될 수 없는 무위적 요소들이다. 만약 작품에 둥근 것이 나온다면 완전히 둥글기 보다는 돌멩이를 닮은 것이 나오는 식이다. 작품 속 형상은 자연과 인공 사이의 어디쯤 위치한다.


그 자연스러운 외곽선은 구름이나 칠흙같은 밤이 연상되는 표면을 감싸고 있다. 금분으로 그어진 점에 가까운 짧은 선들은 글자나 귀한 물건 등, 궁극적으로는 자연에서 왔지만 보다 인공적으로 정제된 기호의 배열처럼 보인다. 그것은 작품마다 다양한 결을 이루고 있으며 외곽선을 벗어나 흩어져 있기도 한다. 중력의 방향과 관련하여 금빛 점선들은 하늘로 올라가는 것 같기도 하고 땅으로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조형요소들로 상징적인 이야기들이 전개되는 공간 역시 진공이기 보다는 여백을 생각하게 하는 옅은 바탕이다. 박진하의 작품은 이 여백 위에 여러 굴곡과 촉감을 가지는 폐곡선의 구성이 주를 이룬다. 이 구성은 대체로 여러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아우를 수 있는 풍경 같은 분위기지만, 하나 또는 둘이 화면 가득히 잡혀있을 때는 인물이나 정물 같은 분위기도 있다. 폐곡선들은 서로 다른 배치를 통해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폐곡선은 서로 교차하기도 하고 교차 면에서 또 다른 영역을 만들기도 하며, 그림틀에 의해 잘려지기도 한다.


금분으로 칠해 진 내용물들은 작품마다 밀도와 방향을 다변화한다. 값비싼 재료이기도 한 금분은 귀한 것을 상징한다. 그것은 다른 요소에 비해 한 땀 한 땀 채워가는 노력이 투입된다. 요즘 시국에서는 광장에 가득한 수많은 촛불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상상이 가능한 것은, 금분으로 된 이미지들이 소원을 담아 날리는 풍등의 경험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멀리서 보았던 아름다운 풍등들처럼, 최고 권력을 향한 민초들의 촛불 메시지는 강함과 약함을 동시에 가진다. 그것들은 마치 원자처럼 이합집산하면서 또 다른 역사를 이야기할 것이다. 전시된 작품에는 어떤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하나를 기준으로 삼으면 시간의 흐름이 감지된다. 아래 있던 원이 위로 갈 수도 있고 그 반대 일수도 있다. 한 작품에서 전경을 이루던 것이 다른 작품에서는 후경을 이루기도 한다. 떨어져 있던 것이 만나고, 어느 요소만이 공간을 한가득 차지할 수도 있다.


그 모두가 각기 다른 순간이며, 순간과 순간 사이의 관계 속에서 서사가 발생한다. 작가라는 발신자가 생각했던 서사가 관객이라는 수신자가 생각하는 서사와 일치하리라는 법은 없다. 추상적인 표현은 자자구구적인 의미의 일치가 아니라, 보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지향한다. ‘지나가는 순간이라는 개념은 지속과 순간, 과정과 고정, 서사와 이미지 사이의 차이를 의식하게 한다. 궁극적으로는 시간과 공간, 열림(무한)과 닫힘(유한)의 문제이다, 작가는 이 차이를 의식하면서도 그 둘을 종합하려 한다. 그것이 어떤 시간이라면 정점의 순간, 그것이 어떤 행동이라면 함축적인 자세, 그것이 어떤 이야기라면 결정적인 대목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동시에 관객은 여러 작품을 한 공간에서 보게 되므로 작품 하나에 중첩되어 있는 이야기뿐 아니라, 작품과 작품 사이의 간극을 상상으로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은 하나의 순간이며, 순간과 순간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또한 이 간극은 한 작품에서 여백의 형식으로 존재한다. 박진하의 작품은 움직이지 않지만 지속을 내포한다. ‘지나가는이라는 키워드는 이러한 지속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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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는 길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56 가나아트스페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