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유라시아 프로젝트 제2장, 이곳으로부터 저곳을 향해
그리고 그 사이 : 네트워크의 극劇
소개
역사 속의 옛 실크로드, 새로운 실크로드
그 길 위를 움직인 ‘사람과 자원, 지식과 자본 그리고 열망과 환상‘ 이야기
“새로운 유라시아 프로젝트”는 총 3년(2015년~2017년)에 거쳐 ‘도시, 네트워크, 영토’ 라는 세 가지 주제로 하나로 융합되고 있는 유라시아를 다각도로 살펴보고자 마련한 전시다.
두 번째 “새로운 유라시아 프로젝트 제2장, 이곳으로부터 저곳을 향해, 그리고 그 사이 : 네트워크의 극劇” 전시는 역사 속의 옛 실크로드, 새로운 실크로드를 비롯한 경로들을 다룬다. 리서치를 바탕으로 기획된 본 전시는 역사적 자료와 동시대의 자료를 동시에 활용한다. 이를 통해 전쟁, 종교, 무역을 비롯한 시류의 역학이 어떻게 서로 다른 문화와 국가 간의 관계, 때로는 어긋남을 형성하는지 그 과정을 시각적으로 펼쳐 보인다.
이번 전시는 유라시아의 역사에 존재하는 비유적 이미지들, 환상과 같은 사실들을 담고 있으며, 상인, 이주민, 여행자, 탐험가, 정복자, 여기에 더해 실크나 화석연료와 같은 주요 교역품목을 나타내는 가상의 인물 여섯 명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실존하는 역사적 인물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인간이 세운 네트워크의 구축에 일조한 야망, 열망과 환상을 드러내고 이러한 요소들이 유라시아 대륙의 지형에 어떤 식으로 각인되어 있는지 보여준다.
360도 파노라마로 이뤄진 전시관 내부에는 < 영원한 지형 위에 반복되는 역사 >가 상영된다. 정복자들, 여행자들, 송유관과 가스관들의 경로가 고동치며 시작하는 파노라마 영상은 세계 곳곳에서 이동 중인 이주민, 관광객, 난민들이 뒤섞여 있는 모자이크 화면으로 전환된다. 이에 뒤이어 기업 네트워크와 국가 네트워크에 관한 지정학적 지도를 보이며 도시개발의 유토피아와 도시파괴의 디스토피아가 지닌 피할 수 없는 이원성을 드러내며 마무리된다.
전시는 < 움직임의 설화가 새겨진 지형도 >로 마무리된다. 여섯 개의 테이블로 구성된 이 작업은 82곳의 도시, 네 차례에 걸친 작가 박경의 탐험, 논란의 중심에 있는 새로운 송유관과 가스관 10 개를 소개한다. 모든 이미지는 지리적 위치를 반영하여 옛 실크로드를 떠올릴 수 있도록 배치되었으며 수천 점의 사료 및 현대 이미지, 지도, 텍스트가 네트워크의 극에 등장하는 여섯 명의 가상인물들과 관련 지어져 색으로 구분되어있다. 테이블에 배치된 이미지 상들의 중심축은 도시와 이동 경로들을 나누는 지형적 구획이며, 이를 통해 유라시아의 지형에 투사된 이동의 유형들를 시각적 서사로 표현한다.
“이 전시는 네트워크에 관해 이것이 새로운 것도 디지털적이기만 한 것도 아니며, 특히 네트워크가 가치 중립적이지 않고 오히려 해로운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네트워크의 기나긴 역사는 대학살과 침탈로 채워져 있으며, 네트워크 상에 존재하는 이동 경로들은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져 경쟁의 대상이 되었다. 새로운 유라시아는 옛 유라시아보다 더 낫지 않을 수도 있다. 어쩌면 허구의 이야기는 유라시아의 과거라는 압제에서 우리를 해방시킬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 뒤에야 우리는 새로운 유라시아를 온전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박경(작가, 총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