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5년 8월 6일과 8월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었다. 도시에 대한 작품을 제작해오던 ‘마레비토 씨어터 컴퍼니’는 이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원자폭탄이 인류역사상 최초로 전쟁에 쓰여 괴멸된 두 도시에 대한 프로젝트 <히로시마-나가사키>를 시리즈로 제작하기로 하였다. 프로젝트의 제1편인 <성문도시>(Voiceprints City - Letters to Father)는 연출가의 고향인 나가사키와 그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자전적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2009년에 도쿄페스티벌과 공동 제작을 하였다. 제2편 <파크 시티(Park City)>는 히로시마 중심지역에 공원을 조성함에 따른 도시 활성화에 대한 작품이다. 마쓰다 마사타카는 <히로시마-나가사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을 준비하면서 국경을 넘어 ‘합천’이라는 도시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 이유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합천에서 히로시마로 강제 이주된 많은 사람들이 원폭피해자가 되었으며, 합천이 종전 후 살아남은 이들의 귀향으로 ‘또 하나의 히로시마’로 일컬어지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는 표면상으로 특별한 일본인으로 여겨지는 히로시마 원폭피해자들 사이에서도 이질성과 복합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히로시마-합천’은 연출가가 두 도시를 여행하며 알고 느끼게 된 감정의 과정을 따라, 출연자들에게 두 도시에 대한 각자의 생각들을 함께 토론하여 발전시키고 형상화하게 하였으며, 그렇게 준비한 작품을 ‘전시’한다.
[공연설명]
‘중복되는 두 도시의 전시회’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히로시마-합천>은 히로시마와 합천에 대한 출연자들의 생각을 보고의 형식으로 ‘전시’하고 있다. 모든 대사와 대본은 출연자들이 여러 생각의 파편들로 함께 대화하고 연기하며 다듬어 만들어 낸 공동창작물이다. 연출가는 히로시마와 합천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각각의 방식으로 접근한 출연자들을 전시하고 작품화하기를 원한다.
연출가가 직접 현장답사와 인터뷰를 통해 조사하고 수집한 도시 주민들의 다양한 음성과 음향, 극적인 문구, 짧은 영상들과 출연자들의 실연이 작품을 구성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요소들은 역사의 단상들이 표류하고 있는 하나의 인공적인 도시경관 안에서 ‘전시’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은 과거를 공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정치, 경제, 외교 국면을 함께 맞고 있다. 관객들은 그들의 아픈 역사를 배우고, 거기에서부터 관점을 넓혀 현 이슈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보통의 공연이 특정시간과 장소에서 일어나고 관객은 객석에서 이를 지켜보는 형식이지만, ‘히로시마-합천’은 그러한 형식의 틀에서 벗어났다. 각각의 출연자들은 열 곳이 넘는 극장 여기저기에서 자신들을 ‘전시’하고 관객들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이동하며 어떤 작품을 얼마동안 감상할지를 스스로 선택한다. ‘히로시마-합천’은 관객과 공연의 새롭고 실험적인 관계설정이다. 또한 관객들에게 획기적인 소재뿐만 아니라 새로운 극적인 체험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티스트 소개]
무대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설립된 극단으로 일상의 세계를 구성하면서도 현재에 있어서의 진실(Real)이란 무엇일까를 고찰하는 작품을 제작하고 있음.
2003년 창단
2007년 <크립토그래프>, <성문도시-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2009년 <파크 시티(PARK CITY)>
2010년 <히로시마 합천(Hiroshima-Hapcheon: Doubled Cities in Exhibition))